올봄 잦은 비와 추운 날씨 탓에 아까시나무 개화와 꿀 생산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경기 연천의 양봉농가 차이섭씨. “애벌레가 눌러붙어 있어 부저병이 의심되네요. 영양이 부족했거나 꿀벌 면역력 저하가 원인일 수 있어요.” 아까시나무 개화기를 맞아 꿀 작황 조사가 한창인 26일, 경기 연천군 청산면의 양봉농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관계자는 양봉농가 차이섭씨(80)의 꿀벌 발육 상태를 확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차씨는 “올해는 봄비가 이례적으로 많이 내린 탓에 꿀도 벌도 시원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농진청은 2018년부터 매년 농림축산식품부·지방자치단체·한국양봉협회·한국양봉농협과 함께 ‘민관 합동 아까시꿀 작황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까시꿀 생산량을 예측하고 풍·흉작 원인을 따져보기 위해서다. 조사는 지역별 아까시나무 개화기에 맞춰 남부지방에서 중부지방으로 이동하며 진행한다. 올해는 모두 3차례에 걸쳐 전국 양봉농가 21곳을 조사하는데 이날부터 3일간은 연천과 강원 철원지역 순서다. 연천지역 벌꿀 작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차씨는 “비 온 날이 많아 꿀샘식물(밀원수)인 아까시나무 개화가 여의치 못했고 자연스레 먹이가 충분하지 않자 꿀벌이 비실비실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예전엔 70벌무리(봉군)로 아까시꿀 6드럼(1드럼당 288㎏) 정도는 떴는데 올해는 1드럼도 채 못 떴다”며 “1999년 양봉을 시작한 이후 매년 상황이 나빠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양봉농가 임재정씨(70)도 상황은 비슷했다. 임씨는 인근 산을 손으로 가리키며 “지금쯤이면 아까시나무가 활짝 펴서 온 산이 하얘야 하는데 비를 뿌린 하늘이 야속하다”고 발을 굴렀다. 봉군 증식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임씨는 “비닐 덮개도 씌우는 등 보온했지만 비가 잦고 기온이 낮아 50봉군 중 10봉군 가까이에서 여왕벌 산란이 줄었다”고 말했다. 농과원 관계자는 농가 앞 아까시 꽃송이를 손에 쥐어 보이며 “한 나무에서도 꽃봉오리가 막 생긴 가지, 이미 말라비틀어져 낙화 직전인 줄기가 뒤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아까시꽃이 남쪽부터 차례로 피지 않고 지역별로 뒤죽박죽 개화한 탓에 전국을 이동하며 양봉하는 농가는 난감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올봄 잦은 비 소식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두 농가와 인접한 철원지역 지난 1985년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1만 4000톤급 '철산봉청년호'가 측면 진수되는 모습. (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최근 북한의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전복 사고의 핵심 원인은 '슬립웨이(Slipway)' 즉 측면 진수 과정에서 발생한 설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건조한 배를 해수면과 나란히 가로로 대차에 올려 레일을 사용해 바다로 밀어내는 측면 진수 방식은 배에 큰 충격이 간다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거의 퇴출된 방식이다. 북한은 실제 측면 진수를 위해 설치한 대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선수와 선미의 대차가 따로 움직이면서 균형을 잃은 배가 수면 위로 눕듯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배에 적지 않은 손상이 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북한이 배에 무리가 많이 가는 측면 진수를 고집한 이유는 배의 선수나 선미를 먼저 바다로 미끄러뜨리는 '정면 진수'가 어려운 청진조선소의 인프라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한이 측면 진수 외에 다른 진수 방식을 구사하기 어려운 청진조선소를 신형 구축함의 '모항'으로 정한 이유는 40년 전 이곳에서 1만 4000톤급 배를 측면 진수에 성공한 경험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정황이 30일 확인됐다.지난 2019년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 '자력으로 승리 떨쳐온 빛나는 역사'를 보면 '철산봉청년호'로 명명된 1만 4000톤급 배가 청진조선소에서 측면 진수되는 영상이 나온다.영상에 등장한 '철산봉청년호'는 레일에 설치된 대차에 올려진 채 미끄러지듯 해수면 위로 올라선다. KDB산업은행에서 발간한 '2020 북한의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철산봉청년호'는 1985년 북한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건조한 1만4000톤급 대형 화물선이다. ('2020 북한의 산업' 보고서 갈무리) 북한의 기록영화는 최고지도자나 당 차원의 업적을 기록하기 위해 제작된다. 1985년 진행된 철산봉청년호의 진수 영상이 2019년의 기록영화에 담겼다는 것은 북한이 이 배의 진수를 여전히 '업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이 배의 진수 사실은 KDB산업은행에